놀라운 이야기

칼릴 지브란

Bliss Yeo 2009. 10. 13. 20:38

 

 

 

시인이자 , 철학자 그리고 화가인 그는 수많은 예언자들을 배출해낸 예지의 땅, 레바논에서 태어났다.

아랍어로 씌어진 그의 작품에 익숙한 수백만의 사람들은 모두 입을 모아 그를 시대의 천재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그의 명성과 영향력은 비단 근동지역에만 그치는것이 아니다.

그의 시편들은 20여개 국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있다.

그의 미술 작품들은 전 세계의 여러 대도시에서 전시되어 왔으며, 오귀스트 로댕은 그의 예술을 휠리암 블레이크의 문학에 비유한다.

그가 마지막 20년간 정착해 살았던 미국에서 그는 비로소 영어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그가 손수 그런 신비주의적 그림들이 삽입된 "예언자"를 비롯한 그의 여러 시집들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우리는 그 작품들 속에서 인간의 마음 깊은곳에서 울려나오는 영혼의 울림을 들을 수 있다.

 

 

어제야 비로소 나 자신,

생명의 우주 속에 불규칙하게 떨고 있는

한 조각임을 알았습니다.

 

오늘 나는 내 자신이 바로 그 우주라는것,

율동적인 조각들로 이루어진 모든 생명은

이제 내 안에서

고동치고 있음을 압니다.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나 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와 네가 살고 있는 세계는

무한한 바다 그 끝없는 해안에 딩구는

모래 알갱이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면 나는 꿈속에서 그들에게 대답합니다.

"내 자신이 바로 그 무한의 바다.

그리고 모든 세상은 나의 해변에 딩구는

모래 알갱이일 뿐이다."

 

단 한 번 침묵하지 않을 수 없던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진 때입니다.

"너는 누구인가?"

 

 

신께서 가장 먼저 생각해 내신 것은 '천사'였습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 신의 입을 통해 흘러 나온 말씀은

'인간'이었습니다.

 

 예전에 손 하나 가득 안개를 쥐어 보았습니다.

그런 다음 그 손을 펼쳐 보니

오, 안개는 한 마리 벌레로 변해 있지 않겠습니까?

다시 나는 손을 쥐었다 폈습니다.

그 안에 새가 한 마리 앉아 있는것을 보았습니다.

또 한 번 손을 쥐었다 펼쳤을 때,

손바닥 위에는

슬픈 얼굴을 하늘로 향한 채 한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더 손을 쥐었다 폈을 때,

그러나 나는 분명히 들었습니다.

넘쳐나는 환희의 노래를.

 

 


 

 

 

'믿음' 이란

'생각'이라는 대상이 결코 닿을 수 없는

마음속의 오아시스입니다.

우리는 그저 방황하며

무언가를 몹시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저 바다와 숲을 스치는 바람이

우리에게

말을주기 수 백만 년 전에는....

 

그러니 오늘

우리가 어떻게 바로 어제의 소리만으로

그토록 오랜 옛날의 갈망을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스핑크스가 단 한번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알의 모래 알갱이는 하나의 사막,

그리고 하나의 사막은 한 알의 모래.

그러니 우리 모두 다시 침묵합시다."

나는 스핑크스의 그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예전에 나는 한 여인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 얼굴에는 아직 세상에 나지 않은

그녀의 어린 아이 얼굴이 있었습니다.

 

한 여인이 나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녀는 나의 얼굴에서

내 모든 조상들의 얼굴을 발견해 내었습니다.

그녀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난.

 

이제 나는 나 자신을 채우려 합니다.

내 자신

지성적인 생명들이 살고 있는 우주가 되기 전에,

어떻게 스스로를 채울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모든 인간의 목표가 아니겠습니까?

 

 

한 알의 진주는 한 알의 모래 알갱이 둘레를

고통으로 쌓아 올린 신전입니다.

우리의 육체들은 어떠한 갈망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그 육체들에 심지박혀 있는

이 알갱이는 무엇입니까?

 

신이 나를, 하나의 자갈을,

이 경이로운 호수에 던졌을 때,

나는 셀 수 없이 많은 동그라미를 그리며

수면을 어지럽혔습니다.

그러나

호수 깊은곳에 도달하자

나는 침묵하게 되었습니다.

 

내게 침묵을 주십시오.

그리하면 나는 밤을 견디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 나는 유난히 귀가 밝은 사람을 알고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그는 벙어리 였습니다.

그는 전쟁에서 혀를 잃었던 것입니다.

이제 나는 그에게 이 위대한 침묵이 오기전에

얼마나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가 알 것 같습니다.

그가 죽은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이 세상은 우리 둘을 다 수용할 만큼

충분히 넓지 못했던 까닭입니다.

 

나는 영원토록 이 해변을 거닐고 있습니다.

모래와 물거품 그 사이.

높은 파도에 나의 발자국은 지워져 버릴 것입니다.

바람이 불어와 물거품 또한 날려 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바다와 이 해안은

영원까지 남을 것입니다.

 

나의 영혼과 육신이 서로를 사랑하여

결혼하던 날, 나는 제2의 탄생을 맞이하였습니다.

 

 

 

 

 

 

 

      

                        칼릴 지브란의   사랑

 

 

사랑은 저 외에는 아무 것도 주지 않으며, 저 외에는 구하지 않는 것.

사랑은 소유하지도, 소유당할 수도 없는 것.

사랑은 다만 사랑으로 충분할 뿐.

사랑은 스스로를 충족시키는 것 외에 다른 욕망이 없는 것.

그러나 그대들 사랑하면서도 또 다시 숱한 욕망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면

고통, 깨달음, 황홀함이 그대들의 욕망이 되게 하라.

그대 우리 사이에서 언제나 하나의 정신으로 거닐었고,

그대 그림자는 우리 얼굴에 비치는 빛이었음을.

우리 그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다만 우리의 사랑은 말이 없었을 뿐.

그래 베일에 가리어 있었던 것 뿐.

이제 사랑은 큰 소리로 외치며 그대 앞에 나타나 서리라.

사랑이란 언제나 이별이 오기까지는 자기의 깊이를 알지 못하는 것.

사랑은 삶의 산문으로 시를 만들고 존재의 신비로부터 세월을 노래하며

사랑의 사슬로 이룬 황금의 고리는 최초엔 한 번의 만남으로 시작하지만

그의 최후는 영원한 것입니다.

사랑의 불은 다양한 모습으로 하늘에서 내려오지만

땅 위에 그려지는 흔적은 한 가지입니다.

무한한 사랑은 오로지 사랑 그 자체만을 요구할 뿐입니다.

함께 서 있으십시오.

허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마십시오.....

참나무 사이프러스 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와의 첫 만남은 만물로부터 벗어난 그 심오함의 얼굴 위를

배회하는 영혼과 같은 것입니다.

그 최초의 황홀함은 마음에 간직한 가야금의 첫 줄을 울립니다.

사랑은 흔들리는 행복입니다.

내 마음이 사랑한 그 여자의 이름은 삶이라고 합니다.

내 마음이 사랑한 그 여자는 춥고 황량하고 먼 곳,

공허와 망각의 땅으로 갔습니다.

그대들의 공존에는 거리를 두십시오.

천공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도록.

내 마음을 당신의 아름다움이 깃들 거초로

내 가슴을 당신의 슬픔이 묻힐 무덤으로 만들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