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에 위치한 충현교회는
규모와 명성뿐만 아니라
고딕풍의 고전적인 건축물로 유명하다.
이 교회의 특징은 한 마디로 '전통적'이라는 것.
오랜 시간동안 충현교회가 유지해 온 교회의 전통이
건축물과 예배와 성도들의 인상에서 묻어나오는 것 같다.
그 때문인지, 충현교회는 그 규모의 교회들 중
(필자가 알기로는) 유일하게 홈페이지가 없다.
그래서 약도나 예배시간을 알기 위해서는
다른 웹페이지 - 블로그 같은 - 의 글들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
필자처럼 웹페이지를 통해
충현교회를 찾아가려는 사람들을 위해 덧붙인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 7번 출구로 나와서
정면으로 한 블럭 정도 걷다보면
사진과 같은 '조그만' 표지판이 나온다.
이 표지를 따라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왼편 대각선 방향으로 충현교회의 건물이 보인다.
입구와 현관의 모습이다.
외부와 내부의 모습이 조화되어
고풍스러운 느낌을 잘 담아내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필자가 예배당에 들어섰을 때
성도들이 예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바이올린 연주가 울리고 있었다.
(주보를 보니 예배 15분 전에 '예배 전 찬양'으로
독창 및 독주의 시간을 갖는 모양이었다.)
전체적인 예배 분위기는 엄숙했다.
예배 시작과 함께 사회를 보는 목사님이 나오셔서
간략한 광고를 전하고 핸드폰을 끌 것을 요청했다.
묵도와 성가대의 찬양으로 시작된 예배는
철저하게 주보에 기재된 순서에 따라 진행되었다.
특별한 멘트는 없었다.
찬양할 때가 되면 찬양하고
기도할 때가 되면 기도하고
말씀을 읽을 때가 되면 말씀을 읽었다.
성도의 편의를 위한 스크린 같은 것은 없었다.
오히려 그것이 예배의 권위와 위엄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았다.
스크린에 익숙한 성도들은 성경과 찬송가를 뒤적거리는데
애를 먹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성가대가 악보를 보지 않고 찬양을 드린다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찬양이 끝난 뒤엔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는 사실도.
하나님께만 드리는 찬양이니,
사람에게 갈채를 보내지 않는 것이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멋진 찬양을 듣고 가만히 있으려니 왠지 손이 근질거렸다.
가만히 예배를 드리고 있자니 강대상이 눈에 들어온다.
독특하게도 충현교회 강대상에는 십자가가 없다.
대신 붉은 천이 휘장처럼 늘어뜨려져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제단에 흐르는 보혈 같다.
십자가의 상징이 그리스도의 죄사함과 구속의 의미이듯,
제단 아래로 흐르는 보혈도 같은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십자가의 부재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지만
십자가가 갖는 상징성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강대상 좌우에는 마태복음의 두 구절이 크게 걸려있다.
'올해의 말씀'이나 '표어' 같은 느낌 보다는
예수님의 선포와 부르심에 반응하려는 교회의 의지가 담긴 것 같았다.
그 외에도 다른 대형교회와 비교되는 특징들이 많았지만,
충현교회의 특징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장로교회'다웠다는 것이다.
물론 장로교회에 대한 개인적인 의식이 반영된 결과겠지만
거룩하고 경건하고 위엄을 중요시하는 풍토가
이전에 가지고 있던 장로교회의 이미지와 꼭 들어맞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마치, 세속화 되어가고 세상의 가치관에 물들어가는
현대적 교회들과는 다르게 교회의 정통성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듯 했다.
이러한 의지는 주보에서도 느껴졌는데,
충현교회의 주보에는 예배 순서와 말씀 요약을 제외한
다른 사적인 내용들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광고, 후원교회, 헌금명단 등)
다음은 그외 성전 안의 사진들이다.
장로교회의 전통과 기풍을 잘 지키고 있는 충현교회.
크고 웅장한 건축물 뿐만 아니라
장로교회의 독특성으로 더 많이 알려지는 교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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