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교회 옥한흠 목사의 제자훈련
(월간조선 2000년 11월호)
평신도를 제자 수준으로 훈련시켜, 함께 敎會를 꾸려간다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 「한 사람을 위해 생명을 건다」는 정신으로 교육과 훈련 및 조직에 열중해 온 복음주의 목회자 玉漢欽. 그의 교회 경영법은 세계 교회의 주목을 받아 매년 국내외 목사 1500여 명이 5박6일씩 견학을 하고 간다. 재적 신도 5만 2000명, 출석신도 2만여 명의 이 교회는 1 610개의 다락방 조직을 中心으로 움직인다. 玉목사의 설교는 「영혼의 깊은 곳을 건드린다」는 평이다
全 세계에서 배우러 온다
한국 교회가 가장 모델로 삼고 싶어하는 교회는 과연 어디일까. 서울 서초구 서초4동에 위치한 「사랑의 교회」라고 말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매 년 3회에 걸쳐 1140명의 한국 교회 목사가 일인당 27만원의 회비를 내고 5박6일간 숙식하면서 이 교회를 배우고 간다.
그런가 하면 매년 한 번씩 사랑의 교회 담임 玉漢欽(옥한흠․62) 목사가 미국 남가주 사랑의 교회로 건너가 개최하는 세미나에도 100명의 교포 사회 목사가 모여든다. 5년 전만 해도 在美(재미)교포 목사들이 한 까지 와서 사랑의 교회 시스템을 배우고 갔다. 2년에 한 번씩 일본인 목사 80명이 한국에서 사랑의 교회 세미나에 참석한다. 1986년부터 지난 6월에 개최된 46기 세미나까지 사랑의 교회 제자 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이수한 목사는 국내 목사 5198명, 在美 목사 482명, 일본 목사 463명, 대만 목사 80명, 캐나다 목사 36명, 호주 목사 24명, 그 외 40여 개국 목사 140명을 합쳐 총 6423명이다.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교포가 아닌 외국인이다.
일반적으로 牧師(목사)들은 대학 4년과 대학원 3년을 마치고 목사 고시에 합격한 후 목사 안수를 받는다. 그런가 하면 목사가 되기까지 다년간 전도사로서 목회 현장에 직접 사역을 한다. 오랜 공부와 훈련을 거친 목회자들이 한 교회를 배우기 위해 모여든다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과연 무엇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일까. 지도자 세미나는 사랑의 교회 玉漢欽 목사가 1984년에 펴낸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교회 목회 시스템을 직접 배우고 싶다고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평신도를 깨운다」는 지금까지 20만부 이상 팔려 나갔는데 玉漢欽 목사의 목회철학과 사랑의 교회에서 실시한 제자 훈련의 과정이 담겨 있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朴溶圭( 박용규․역사신학) 교수는 이 책을 『단순히 이론적인 책이 아니라 임상실험을 거친 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무슨 세미나든지 10년 넘게 이어지기란 힘든 일이다.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해 1년 전의 세미나 내용도 시대에 뒤떨어질 정도이다. 玉漢欽 목사는 『14년이 지나도 세미나 참관 인파가 계속 밀려오고 있으니 그만 둘 수가 없다』며 기분좋은 표정을 지었다. 세미나 내용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제자훈련으로 인한 성과 등 수치가 매년 달라지고 있다. 세미나를 계속하다 보니 사랑의 교회는 제자훈련의 모델로서 교회 운영 자체가 하나의 교재가 되고 있다. 세미나를 위해 교회 운영 노하우는 물론 정확한 출석 인원 증가와 예산 증가율까지 세세히 공개된다. 사랑의 교회는 현재 출석 교인 1만7500명으로 예수교장로회 합동측에서 교세가 가장 크다. 1999년 결산액은 169억원이며 2000년 예산액은 180억원이다.
사랑의 교회 玉漢欽 목사 비서에게 전화로 기사 취지를 설명하고 인터뷰를 요청한 다음날, 비서가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얘기와 함께 이례적으로 玉목사와 전화를 연결해 주었다. 비서를 통해 거절을 표하지 않고 직접 미안함을 전하는 약한(?) 모습에 용기를 내 만나 줄 것을 줄기차게 요청하자 결국 승낙은 했으나 인터뷰 당일에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 사랑의 교회가 매스컴을 기피하는 이유를 金滿衡(김만형․행정 교육담당)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세미나에 참가한 목사님들이 본 교회로 돌아가 제자 훈련을 실시했을 때 잘 안 되 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가 제자훈련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자꾸 공개되면 좌절하는 목회자도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목회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돕는 데 그치려고 합니다』
사람 키우는 일에 관심 많아
玉漢欽 목사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증조부 때 기독교를 받아들인 가정에서 자랐다. 성균관대학교와 총신대학원을 거쳐 미국 캘빈신학교에서 신학석사, 웨스터민스터 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를 받았다. 종교적 갈등없이 자란 데다 해외유학까지 다녀와 고생을 모를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고초를 많이 겪었다.
그 시절 대다수가 겪은 가난을 깊이 체험한데다 군대 복무기간에 야간대학을 다니느라 폐결핵에 걸려 5년간 처절한 투병생활을 했다. 1989년에 또 다시 병으로 쓰러져 1년간 목회 활동을 쉬기도 했다. 玉목사는 이미 신학교에 다닐 때 전도사로 재직했던 서울 성도교회에서 1명으로 시작한 대학부를 3년만에 350명으로 부흥시킨 이력이 있다. 당시에도 영락교회를 비롯한 120여 교회에서 교역자와 학생들이 성도교 회를 방문해 연구수업을 하고 돌아갔다. 그는 대학생들이 일반 교회를 기피하고 CCC(한국대학생선교회)와 네비게이토 같은 선교단체에 몰리는 이유를 찾기 위해 선교단체의 자료와 프로그램을 면밀히 검토했다. 그 결과 敎理(교리)는 별 차이가 없지만 접근 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성교회가 교리나 조직, 형식적인 예배에 초점을 두는 반면 선교단체는 福音(복음)과 養育(양육)과 비전을 제시했던 것이다. 그래서 교리 대신 복음을 강조하고, 지도자 중심에서 구성원 중심으로, 대그룹에서 소그룹으로, 일방 통행식 전달 방식에서 쌍방 통행식 전달 방식으로, 조직적 관계에서 유기적 관계로, 행사 위주에서 양육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제자훈련의 원리를 당시에 이미 정립한 것이다. 사랑의 교회 韓寅權(한인권․성균관 의대 내과 교수) 장로는 玉漢欽 목사가 성도교회 전도사로 부임했을 때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玉목사님이 성도교회에서 대학부를 맡기 전에 유년 주일학교를 맡았는데 우수한 어린이들을 뽑아서 밀알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교육시켰어요. 교인들이 아이들을 차별한다며 비난했었죠. 대학교 1학년 때 친구 4 명과 함께 玉목사님께 교육을 받았는데, 그 중의 한 친구가 이랜드 회장 박성수 장로입니다. 당시에 목사님은 한 사람씩 엘리트 교육을 시켰어요. 그러자 교인들이 또 차별한다며 비판을 했죠. 주일날 예배 마치고 도시락 먹으면서 오후 5시까지 공부했어요. 사람을 키우는데 유난히 관심이 많은 분이죠』 미국 유학 시절 그는 제자훈련에 관한 신학적 토대를 구축하고 제자훈련 현장들을 돌아보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제자훈련의 원 조라고 할 수 있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네비게이토 본부에서 한 달간 머물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현장을 몸소 체험한 일도 있었으며 제자훈련을 현장에 접목시켜 성공한 교회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박사학위 논문도 제자훈련과 관계된 것이었다.
9명으로 목회 시작
玉漢欽 목사는 1978년 미국에서 돌아와 은 평교회 배기주 목사의 도움으로 서울 강남에서 9명으로 목회를 시작했다. 玉목사는 교인들을 데리고 전도를 나가는 대신 그들을 훈련시키느라 여념이 없었다. 韓寅權 장로는 개척 당시를 이렇게 얘기한다.
『玉목사님이 미국 유학에서 돌아왔을 때 500명 정도 모이는 기성교회에서 담임목사로 모시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하지만 목사님은 개척을 택하셨죠. 당시 목사 가운을 입지 않고 설교를 하셨는데 상당히 획기적이었죠. 또 성도들이 많지 않아 강단에 서는 대신 둘러앉아 예배를 드렸어요. 玉목사 님은 언제나 외부의 형태를 깨는 분입니다 . 그래서 우리끼리 개판 목사님이라고 부르기도 했죠. 1984년에 「평신도를 깨운다」 라는 책을 낸 것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정신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목사만 제사장이 아니다, 평신도도 훈련시켜 제사장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은 자칫하면 異端(이단)으로 몰릴 수도 있을 정도로 쇼킹했죠』玉漢欽 목사는 제자훈련을 접목한 교회를 시도하기 위해 좋은 조건을 물리치고 개척 을 택했던 것이다.
1998년 10월 사랑의 교회가 20주년을 맞았을 때 월간지 「목회와 신학」은 무려 90페이지를, 「빛과 소금」은 40페이지를 할애 해 사랑의 교회 관련 기사와 기고문을 실었다. 한신교회 李重表(이중표) 목사는 기고문에서 사랑의 교회에 대해 이렇게 피력했다.
<사랑의 교회가 창립되던 당시는 강남 지역이 막 개발 단계에 있던 터라 서로 목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전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던 때였다. 그래서 한 달이 멀다 하고 대부분의 교회가 부흥회를 개최하거나 전도를 나가거나 심방 다니느라 야단이었다. 그러나 사랑의 교회는 달랐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인격을 닮은 제자훈련에 열중이었다. 당시는 부흥회式(식)의 전도집회가 유행이었는데 사랑의 교회는 이와 같은 방식을 택하지 않고 당장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제자훈련의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의 교회가 오래 못 가서 교회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나면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교회는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제자훈련을 받은 성도들의 신앙생활이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한국 교회에 제자훈련이라는 물결을 일으키게 되었고 많은 목회자들이 사랑의 교회에서 제자훈련 사역을 배우려고 줄을 서게 되었다>
사랑의 교회는 1982년에 출석교인이 250명으로 늘어났고 점점 교세를 확장하여 1985년 현재의 자리에 성전을 지었을 때 1200명에 이르렀다. 아파트 옆의 자투리땅을 구입하는 바람에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지하에 예배실을 만드는 전례 없는 방식을 택했다. 마당이 넓고 건물이 아담해 중압감이 아닌 친밀감을 주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 건물은 그해 서울시로부터 건축상 은상 을 받았다.
사랑의 교회는 교회를 증축하기보다 인근 건물을 임대하거나 분양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살인사건이 난 룸살롱과 강남 젊은이들에게 인기 높은 디스코텍과 한 건물에 입주해 있다. 玉漢欽 목사가 『목회하기 힘든 지역, 교회 가 버티기 힘든 지역』이라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교회 주변은 눈이 핑핑 돌아갈만큼 어지러웠다. 하지만 매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1999년 교회성장연구원이 장년 출 석 숫자를 기준으로 발표한 「한국의 10大 교회」 가운데 사랑의 교회는 7위를 차지했다. 사랑의 교회를 취재하는 동안 玉漢欽 목사를 비롯하여 부교역자들은 출석교인 숫자를 강조한다는 점이 독특했다. 대개 교회들은 교세를 말할 때 在籍교인 숫자를 거론하게 마련인데 이 교회 교역자들은 在籍교인의 숫자를 잘 알지 못했다.
金滿衡 목사에게 在籍교인 숫자를 의뢰하자 전산실로 전화하여 2만7000명이라고 일러 주었다. 그것도 성인 숫자일 뿐 어린이와 청소년까지 다 포함한 在籍교인 숫자는 5만 20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사랑의 교회는 성인 교인 숫자 1만7500명만 대내외에 강조한다. 현재 출석하고 있는 어린이는 4,200명에 이른다. 이에 대해 玉漢欽 목사는 이렇게 얘기했다.
『한국 교회의 통계에 거품이 많아요. 엉터리죠. 우리 교회는 實數(실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자훈련을 거친 평신도들이 담임목사와 함께 뛰면 교회가 양적으로도 성장한다는 정확한 데이터를 보여주려고 實數를 따지는 겁니다』
사랑의 교회는 매년 3500여명이 등록하고 출석 인원은 1000여명씩 늘어난다. 사랑의 교회 교인이 전도한 숫자는 40% 정도이며 다른 교회에서 옮겨온 경우가 60%에 이른다.
『예수의 제자를 만든다』
玉漢欽 목사는 제자훈련을 이렇게 설명했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순종하려는 목회적 노력을 말하는 거죠. 예수님이 세상을 떠날 때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바로 마태복음 28장 19절과 20절입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의 제자를 만든다는 것은 예수님처럼 살려고 하는 크리스천을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히 천당에 가기 위해 교회에 나오는 것과 예수님을 닮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신앙 생활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지요』
玉漢欽 목사는 이전에 제자훈련을 시작한 교회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처음부터 평신도를 예수님의 제자로 만들자는 철학을 갖고 교회를 시작하고, 외길로 달려 이론을 정립하고, 그 이론을 다른 교회에 전파하는 교회는 사랑의 교회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사랑의 교회에 등록을 하면 일단 5주 동안 새가족모임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은 사랑의 교회에서 어떤 직분도 받을 수 없다. 9월3일 새가족 모임 담당 姜明玉(강명옥) 전 도사가 200여명 앞에서 열성적으로 강의를 하는 강의실에 갔을 때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한나라당 金德龍(김덕룡) 부총재였다. 두 번째 교육을 받고 나오는 그에게 참여하게 된 동기를 물어 보았다.
『교회는 1년 전부터 다니기 시작했지만 이 교육을 받아야 완전한 사랑의 교회 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내서 교육을 받고 있지요. 첫날은 조금 쑥스러웠는데 오늘은 괜찮네요』
金德龍 부총재는 사랑의 교회가 서초구를 위해 봉사 활동을 많이 하는 것에 감동을 받은 데다 玉漢欽 목사가 세 번이나 교회에 나오라는 편지를 보내 출석하게 되었다고 한다.
『玉漢欽 목사님 설교는 가식이 없어요. 마치 친구가 좋은 얘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요. 진실하고 솔직한 말씀에 매력을 느껴 계속 출석하게 됐습니다. 긴 시간 들어도 유머와 위트가 곁들여져 지루하지 않습니다. 말씀이 가슴에 와 닿고 매우 유익하죠』
교인 대부분은 강남의 중산층
사랑의 교회 교인이 되려면 반드시 새가족 모임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의무조항 때문에 다른 교회에서 옮겨온 교인들이 정착하기 힘들다고 한다. 김명호 목사(사랑의 교회 부설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총무)는 그래서인지 사랑의 교회는 財力이 있거나 유명한 사람이 많지 않다고 일러준다. 강남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교인들 대부분이 중산층이거나 그에 좀 못 미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알 만한 사람은 이랜드 회장 박성수 장로 정도이다. 5週 동안 새가족모임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대개 다락방에 가입한다. 다락방이란 일반 교회의 구역과 같은 개념이다. 다락방을 이끄는 사람을 筍長(순장)이라고 부른다. 사랑의 교회에는 1610개의 다락방이 있는데 이 다락방을 이끄는 순장들이 바로 玉漢欽 목사가 자랑하는 「제자훈련으로 배출된 작은 목사」들이다. 세미나에 참가하는 목회자들은 바로 이 순장들의 활약에 관심을 많이 기울인다. 그들이 어떻게 교육받았는지, 다락방을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바로 초미의 관심사이다.
새가족모임을 수료한 뒤 바로 제자훈련을 받는 것은 아니다. 약 4년에 걸쳐 평신도 성경대학, 靈的(영적) 성장을 이루는 신앙 특강시리즈, 가정생활시리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그 후 2년간 제자훈련을 받는다. 1단계 제자훈련과 2단계 사역훈련을 받아야 筍長이 되는 것이다. 筍長이 된 후에는 매주 화요일 玉漢欽 목사가 직접 강의하는 筍長班 교육을 받게 된다 . 교육 시간에 그 주일 다락방에서 가르칠 내용을 배우게 된다. 몇 년간 철저히 교육시킨 뒤 관리도 치밀하게 하는 셈이다. 筍長들은 다락방 운영과 관계된 교육과 함께 전도훈련도 함께 받기 때문에 그야말로 작은 목사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갖추게 된다. 사랑의 교회에서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받은 평신도는 모두 4664명(남자 1447명, 여 자 3217명)이며 그 가운데 筍長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모두 1610명(남자 320명, 여자 1290명)이다. 현재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받고 있는 사람은 628명(남자 190명, 여자 438명)이다.
작은 목사 2000명
훈련기간 동안 어떤 교육을 어떻게 받길래 평신도가 작은 목사로서 역할을 한다는 걸까. 玉漢欽 목사는 제자훈련이 치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처음 1년은 10명이 한 조가 되어 교역자 1명에게 집중 훈련을 받습니다. 다음 1년은 20명이 한 조가 되어 교역자 1명에게 교육받게 되지요. 교육은 매주 한 번씩 3시간씩 받게 됩니다. 담당 교역자는 다른 팀은 맡지 않고 오직 한 팀만 집중적으로 지도합니다.
제자훈련의 목적은 성경의 지식을 주입하는 게 아니에요. 많은 교회가 간과한 점이 성경을 알게 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 입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인격과 삶입니다. 성경공부는 수단이죠. 예수님처럼 내 인격이 성숙하고 예수님처럼 거룩하게 살고 헌신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경공부가 필요합니다. 그 동안 포커스를 잘못 맞춘 거지요. 한번에 수십 명 수백 명 놓고 얼마나 많이 가르치느냐 하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12명 데리고 3년을 씨름하신 뒤 그들에게 全세계를 맡기고 훌훌 떠나셨어요. 이게 바로 제자훈련의 원리입니다. 교회가 이 원리에 깜깜할 때 공산주의자들 이 이 원리를 훔쳐서 악용했어요. 성경의 제자훈련 원리를 도입해 반세기도 안 되는 시간에 全세계를 새빨갛게 물들여 놓았죠. 사람을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다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잠자고 있는 평신도를 훈련과 교육으로 철저히 무장시켜 교회의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게 바로 제자훈련입니다』玉漢欽 목사는 제자훈련을 거친 평신도를 「동역자」라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가 부흥되지 않는다는 얘기들을 하는 데 원인이 있어요. 지금까지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최선을 다해 왔지만 한가지 점에서 큰 실수를 했어요. 자기 혼자 뛴 거예요. 평신도들을 목사를 돕는 시녀와 같은 위치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했지요. 물론 평신도들이 봉사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헌금 당번이나 안내 같은 일이 아닌 작은 목사 정도의 역할을 해야 교회가 부흥됩니다. 성경 말씀으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밖에 나가 복음을 전하도록 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위한 삶이라는 명분 아래 어느 정도 헌신하는 자리까지 이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사랑의 교회는 작은 목사 2000명과 함께 뛰고 있습니다』
사랑의 교회 97명의 교역자 가운데 제자훈련에 참가하는 목회자는 50명에 이른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朴溶圭(박용규) 교수는 사랑의 교회 제자훈련의 시대적 요청을 기고 문에서 이렇게 피력했다.
<한국 교회는 1970년대 대중 전도운동과 個(개)교회의 부흥집회를 통해 모든 교회들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장의 절정을 경험했다. 그러나 양적 성장 에 걸맞은 질적 성장이 따라주지 않았기에 나아갈 방향을 잃은 상태였다. 교회성장으로 인한 폐단도 생겼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치유해야 할지 대책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랑의 교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제자로 삼아 그들로 하여금 교회의 對 사회적 책임과 증인의 사명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도록 촉구한 것이다. 이것은 교회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잠재력이 있는 무수한 평신도들을 복음주의적 시각에서 교회로 끌어들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주일 내내 북적이는 교회
이런 저런 교육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사랑의 교회는 일주일 내내 빈 공간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며칠간 취재를 갔을 때 교회에 사람들이 늘 북적이고 있었다. 9월5일은 筍長들이 정기 교육을 받는 화요일이었다. 휴게실에 30, 40代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한 무리에게 다가가 玉漢欽 목사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전체적인 얘기를 종합하면 이러했다.
『강단에 서면 엄숙하고 거룩하고 깐깐해 보이지만, 강단 아래서 보면 항상 남을 섬기려는 모습이시죠. 할아버지 같기도 하고 나약한 면도 많아 보입니다. 筍長들을 항상 오른팔이라고 얘기하시면서 자부심을 갖게 해주시죠. 「筍長들은 작은 목자다, 동역자다」 라고 얘기하실 때면 뿌듯합니다』 筍長들에게 구체적인 다락방 운영 방법을 물어 보았다.
기존의 구역예배가 일방통행식이라면 사랑의 교회 다락방 모임은 쌍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잘 훈련받은 筍長이 筍員(순원)들과 대화를 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꾸며진 교재를 통해 단순한 성경공부가 아닌 성경을 생활에 적용하는 공부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화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자연히 고민을 함께 나누게 되고 그러면서 튼튼한 유대감이 형성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락방 모임 때문에 이사를 못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일러 주었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특성 때문에 다락방 은 남녀 따로 운영된다. 신혼부부 다락방, 교사 다락방 등 특화된 다락방은 남녀가 함께 운영하기도 한다.
가정을 먼저 생각하라
순장들은 玉漢欽 목사가 자주 당부하는 말을 요약해 들려주었다.
『가정을 먼저 생각하라, 순장일 한다고 가정에 소홀하지 말라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하시죠. 교회에서 마주치면 집에 빨리 안 가고 뭐하냐고 하세요. 그리고 두세 가지 봉사를 동시에 하지 말고 한 가지만 충실히 하라고 일러주시죠.
아내들에게는 남편을 주님 섬기듯 하고 남편들에게는 아내를 교회 사랑하듯 하라고 늘 말씀하세요. 제자훈련을 받을 때도 배우자의 동의가 없으면 못 받게 합니다.』 玉목사는 일요일 오후 예배를 가정예배로 대치했을 정도로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것이 오후 예배 못지 않게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자신의 저서에 너무 목회에 열중하느라 가정을 돌보지 않은데 대한 자책감을 밝힌 대목이 있었는데, 그래서 교인들에게 더욱 가정을 강조하는지도 모른다. 玉목사는 대학생들은 제자훈련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한다. 「지금은 일할 때가 아니 라 공부할 때」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뒤 지원하는 사람에 한 해 제자훈련을 시킨다. 韓寅權 장로는 성도 교회 대학부 때 일반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신학교 가겠다고 할 때면 玉목사는 대부분 제지했다고 전했다. 국내외 목회자들이 사랑의 교회에서 배우려고 하는 것이 바로 제자훈련과 다락방을 운영하는 순장들의 활약이다. 사랑의 교회 세미나는 일년에 세 번 열리는데 등록 1시간만 에 정원이 다 차 버린다. 그러다 보니 전날 지방에서 올라와 사랑의 교회 앞에서 밤을 새우는 경우까지 있다.
새벽부터 마치 귀성열차표라도 사려는 듯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한다. 이런 불편을 덜어 주고자 지난해부터 예약제로 바꾸었는데 현재 2년 후 세미나 정원까지 꽉 찬 상태이다. 하지만 예약부도율이 높아 다시 당일 접수제로 바꿀 예정이라고 한다. 세미나에 등록하는 목회자들은 교파에 관계없이 다양하다. 또 대형교회의 부교역자들도 종종 참여하고 있다. 등록을 하면 5박6 일간 사랑의 교회 안성수양관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11시간의 주제강의와 9시간에 걸친 소그룹 인도법 등 이론 강의와 현장 참관이 실시된다. 화요일 순장교육, 수요일 제자훈련반, 금요일의 다락방을 실제로 체험하는 것이다.
사랑의 교회는 세미나를 마친 후 제자훈련 성과를, 목회 현장에 접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도자 훈련원을 발족하여 후속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제자훈련을 받은 목회자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지역별 포럼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팩스나 이메일로 제자훈련에 관한 무료 정보를 제공해 애프터 서비스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정기간행물을 발행하고 있다.
세미나 첫날 주제 강의를 맡은 玉漢欽 목사가 반드시 하는 얘기가 있다.
『미치세요. 이 훈련을 주도하는 사람, 즉 목회자가 안 미치면 절대로 제자훈련에 성공 못합니다. 미치지 않았으면 제자훈련은 시작도 하지 마세요』
신념, 열정, 비전으로 미쳐야만 성공할 수 있을 만큼 제자훈련이 힘들다는 의미이다. 玉漢欽 목사에게는 「제자훈련에 미친 사람」 「평신도를 깨우는 사람」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세미나를 이수한 사람 중에 70% 정도가 제자훈련을 시작한다고 한다. 3~4년 후에 성공하는 확률은 10~15%밖에 안 된다. 이 교회들은 곧 이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목회자들은 행복한 목회를 하게 된다고 한다.
日本에서 퍼지는 제자훈련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부산 새중앙교회(崔弘俊 목사)와 미국 남가주 사랑의 교회(吳正賢 목사)이다. 崔弘俊(최홍준) 목사는 사랑의 교회에서 2년간 副목사로 시무했고 吳正賢(오정현) 목사는 1987년에 6개월간 사랑의 교회에서 훈련을 받았다. 그외에도 안산 동산교회, 일산 벧엘교회 등 수많은 교회들이 좋은 성과를 올렸다. 세계 각국에서 제자훈련을 배우러 오는 가운데서 특별히 큰 성과를 올리는 곳은 일본 이다. 1998년 당시 일본의 7600개 교회 가운데 400여 개의 교회가 제자훈련에 근거한 복음주의 평신도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00교회가 제자훈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교회 목사들은 하나같이 소그룹 제자 훈련이 일본의 국민성에 적합하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제자훈련을 통해 급성장한 일본 센다이 라브리 교회는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玉漢欽 목사는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방법론보다 목회자 의식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 성과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을 때 玉漢欽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성과라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목사에게 성과라는 말은 해당이 안 되죠. 그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막상 제자훈련에 눈을 뜨고 깨닫고 실제로 30년 동안 비전을 갖고 목회를 하면서 보니까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 목회와 가장 본질적으로 가깝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것을 오늘 한국 교회 목회자들에게 자꾸 강조하고 보여주고 받은 은혜를 나누어야 할 소명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와 똑같은 깨달음을 갖고 다시 목회를 새 출발하는 목회자를 보면 반드시 교회가 건강해지고 부흥해요. 그런 사례를 몇십개라도 들 수 있어요. 초창기에 세미나에 참석 한 사람들은 사랑의 교회에 한 번 가 보자는 생각에서 온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어요, 세미나에 다녀온 목회자의 교회가 달라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등록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총신대 朴溶圭 교수는 玉漢欽 목사의 제자 훈련을 분석하여 1998년에 「한국교회를 깨운다」라는 단행본을 출간했다. 전문가에 의해 학문적으로 한 목회자의 목회현장이 분석되는 일은 그리 흔치 않은 예이다. 사랑의 교회 사람들은 제자훈련 외에도 교회부흥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金滿衡 목사는 이렇게 얘기했다.
『玉漢欽 목사님은 포괄적으로 균형 잡힌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사역, 청소년 사역, 對 사회를 위한 복지사역까지 균형잡힌 사역을 해서 건강성을 유지하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사랑의 교회가 모델이 되고 있는 겁니다. 제자훈련만 받아들이는 교회가 많은데 그것은 동전의 한 면만 본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전도를 위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년에 두 차례에 걸친 大覺醒(대각성) 전도집회를 실시합니다. 한번 실시할 때마다 보통 4~5개월 전부터 준비합니다. 철저히 준비를 하기때문에 대각성 전도집회를 통해 보통 1000명이 넘는 새로운 신자들이 교회에 나오게 됩니다. 목사님들이 양육만이 아니라 전도하는 방법에 대 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길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대각성 전도집회는 보통 일요일 저녁에 시작하여 수요일 저녁까지 모두 일곱 번 열린 다. 모든 예배는 마치 한 편의 공연처럼 완벽하게 진행된다. 집회 기간에 점점 열기가 뜨거워 수요일 저녁쯤이면 자리가 없을 정도가 된다. 일반 교회에서 하루 만에 끝내는 총동원 주일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탁월한 설교자
사랑의 교회가 성장한 또 하나 중요한 요인은 玉漢欽 목사의 설교 능력이라는 말을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은 빠지지 않고 강조했다. 蘇在贊(소재찬․기획담당)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전도와 양육, 설교 이 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잘 맞물려 사랑의 교회가 성장하였습니다. 사랑의 교회는 세 가지 이미지가 동시에 이어져 있어요. 「사랑의 교회, 제자 훈련, 玉漢欽 목사」가 같은 이미지로 떠오르죠. 교회 명칭과 담임목사 이름, 교회의 특징이 연결고리를 이루고 있는 교회가 많지 않습니다』
대구 동신교회 權聖洙(권성수․前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 목사는 玉漢欽 목사를 「성경을 실천적으로 해석하는 탁월한 설교자」라고 평하면서 일곱 가지 예를 들었다. <첫째 문법적․역사적․신학적인 성경해석 에 충실하다. 둘째 삶을 변화시키는 메시지를 전한다. 셋째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람들을 책망하고 바로 잡으려고 할 때에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넷째 先知者의 마음과 함께 제사장의 마음을 지녔다. 다섯째 회중의 五感(오감)에 강하게 호소한다 . 여섯째 마음속에 성령의 불이 있다. 일곱째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설교함에 있어서 자신 을 회중과 동일시한다>
총신대 신학대학원 朴溶圭 교수는「한국 교회를 깨운다」라는 책에서 옥한흠 목사의 설교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의 설교에는 시대의 조류나 환경에 치우치지 않고 언제나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충실하게 들으려는 철저한 성경 본문 중심의 메시지, 자유주의와 化石化된 정통주의를 지양하고 항상 전통적인 신앙을 이 시대에 새롭게 조명하여 적용하려는 복음주의 신앙, 청중들의 영혼을 사로잡고 그들의 가슴을 움직이는 뜨거운 복음의 열정이 깊이 숨쉬고 있다. 그의 설교는 한마디로 철저한 강해설교, 복음주의 신앙에 기초한 설교, 청중을 사로잡는 설교, 그리고 영혼의 잠을 깨우는 설교로 집약할 수 있을 것이다> 玉漢欽 목사는 쉬우면서도 내용이 충실한 설교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미사여구나 우아한 문장, 논리적인 정보 전달보다는 듣기 편하고 마음에 호소하는, 그래서 자꾸만 뇌리 속에서 되뇌어지는 대화식 설교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하나님의 말씀을 어려움 없이 이해 할 수 있게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에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제자훈련을 하는 동안 평신도들을 잘 이해하게 된 점이 설교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제자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설교에 기대가 크다는 것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영혼의 깊은 곳을 건드리는 설교
사랑의 교회에서 18년간 시무하면서 새가정 모임을 지도하고 있는 姜明玉 전도사는 玉漢欽 목사의 설교 스타일을 이렇게 분석했다.
『인간의 내면을 건드리는 설교입니다. 설교를 통해 근본적인 죄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영혼의 깊은 부분을 건드립니다. 「당신은 죄인」이라고 말할 때 좋아할 사람이 없겠지만 사람의 비위를 맞추지 않고 하나님의 사자로서 분명하게 지적합니다. 가슴속 깊은 곳의 문제점을 끄집어내서 메시지로 깨끗이 씻어주고 싸매주고 치료해주는 설교를 하지요. 설교를 통해 통회하고 결단할 수 있도록 하십니다』
玉漢欽 목사의 비서로 재직한 적이 있는 姜明玉 전도사는 玉목사가 1980년도에 거의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고 전 한다. 그러다가 1989년 쓰러져 1년 동안 강단을 떠나 있었다고 했다.
『다른 일로도 몹시 분주했지만 설교준비를 정말 힘들게 하시는 걸 많이 봤습니다. 피와 살과 뼈를 깎는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설교 준비에 최선을 다 하십니다. 20년 가까이 사랑의 교회에 몸담고 있지만 한 번도 똑같은 설교를 들어본 일이 없습니다. 끊임없이 연구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다양한 책을 섭렵하고 미국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된 책을 原書로 읽을 정도로 독서광입니다』 姜明玉 전도사는 설교 때 훈련과 성경공부, 기도생활을 강조하지만 헌금은 강조하지 않는다고 일러준다.
『훈련받은 성도는 저절로 십일조를 한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우리 교회 십일조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질병 치유는 특별히 강조하지 않습니다. 설교를 통해 정서적인 안정을 찾으면서 육체적인 질병에서 해방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姜明玉 전도사는 玉목사를 큰 교회를 만들겠다는 야망보다는, 한 사람을 위해 생명을 거는 일에 관심이 많은 목회자라고 말했다.
『미국 유학 중에 제자훈련 세미나에 참가했을 때 강사인 빌 행크스씨가 한국으로 돌아가 개척교회를 하겠다는 玉목사님에게 「한 사람을 위해 생명을 거시오」라고 말했답니다. 그 말이 가슴에 깊이 각인되었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죠』
강단에서 실수 인정
玉漢欽 목사는 월요일부터 설교 준비를 시작하여 금요일에 대개 원고를 작성하는데 토요일까지 끝내지 못할 때도 있다고 말한다. 아주 가끔 일요일 아침에 원고를 수정하는 경우도 있다. 玉목사는 메시지를 작성한 다음 청중의 입장에서 메시지를 수정한 후 스스로 자신의 메시지를 들어본다. 철저히 청중 위주의 설교를 한다. 玉목사는 설교준비에 온 힘을 쏟느라 개척 당시부터 교인들의 집을 방문하지 않았다. 尋訪(심방)은 작은 목사인 筍長들의 몫이다. 9월3일 예배에서 玉漢欽 목사는 설교 서두에 『후반기 사역을 시작하면서 첫 설교를 시작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7월과 8월 두 달간 설교를 하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 교회에 매일 나오면서도 설교를 하지 않은 것이다. 목사들이 국내에 있으면서 일요일에 설교를 하지 않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1989년 이후 몸이 좀 약해 1년 쉰 다음부터 매년 여름 두 달은 설교를 하지 않습니다. 평소 몸이 약해 집회 요청이 와도 잘 가지 않습니다. 요청하는 대로 응한다면 매 달 2번 정도는 가야 할 겁니다. 좀 미뤄 놓았다가 여름에 몇 군데 집회를 하죠. 성도들에게 미안하지만 이해를 잘해줍니다. 1989년에 내가 1년 쉴 때도 교회가 성장했어 요. 제자훈련의 열매지요.
대신 두 달 동안 외부강사를 초청합니다. 내가 설교자로서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강단을 오픈하면 내가 메우지 못하는 부분을 다른 사람이 메우는 이점이 있지요. 설교자는 매우 신중하게 선택합니다』 9월3일 玉漢欽 목사는 시편 42편 1절에서 11절까지의 말씀을 바탕으로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낙망하게 되고 그럴 때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면서 크리스천이 결코 잊지 않아야 할 세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절박한 심정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해야 합니다. 둘째 문이 열릴 때까지 끊임없이, 끈질기게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인내하는 것입니다. 셋째 공동체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절절한 음성으로 교인들에게 호소력 짙은 설교를 했다. 사랑의 교회는 1998년부터 공동체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데, 週報 (주보)에 「예배, 전도, 교제, 섬김, 배움을 통해 제자로서의 삶을 온전히 살자」는 내용의 공동체 고백문구를 넣고 예배 시간 에 함께 읽는다.
韓寅權 장로는 玉漢欽 목사의 설교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강단에서 솔직한 모습을 보입니다. 목사도 잘못할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시죠. 말씀하실 때 「솔직히」 「인간적으로 말해봅시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시죠. 자신의 잘못이 있을 때는 솔직히 얘기합니다. 목사님들이 교만함, 돈, 여자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목사님은 이 세 가지 문제에서 자유롭죠. 목사님은 주로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는 스타일입니다. 그리고 副목사들의 대우를 잘 해달라고 장로들에게 당부할 때는 있지만 자신을 위해 주장하는 일은 없어요. 자신은 책 인세를 받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십니다. 흠이라면 성격이 급한 점이죠. 장로들과 논쟁할 일이 있으면 목사님도 주장을 강력하게 펼치시죠. 하지만 장로들과 異見(이견) 때문에 충돌한 적도 없고 교회를 나간 장로도 없습니다』
5268명이 장기 기증을 서약
사랑의 교회라는 이름이 전국에 100개도 넘는다고 한다. 미국에서 귀국하여 강남 은평교회라는 이름으로 목회를 시작했던 玉漢欽 목사가 고심 끝에 지은 이름이다. 사랑의 교회는 이름 그대로 지역사회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있고 그 실천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 사랑의 복지관을 운영해 그 지역의 장애아들을 교육하고 반포종합복지관을 서울 서초구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등 지역주민과 호흡하는 교회로 자리매김했다.
반포종합복지관 운영을 위해 매년 사랑의 교회는 14억원을 복지재단 후원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86개국 선교지에 파송된 3600명의 선교사를 돕고 있는 세계 초교파적 국제선교회와 연변과학기술대학, 기독교 관련 방송국, 사랑 장기기증운동, 총신대 등 선교 지원을 하는 대외 기관이 많다.
사랑의 교회 교인들은 지난해 광복절을 기해 5268명이 장기 기증을 서약했다. 그 가운데 시신 기증이 1580명이나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살아 있을 때 160명은 골수를, 140명은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서약했다.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장기 기증을 약속한 것은 아마 세계적으로도 처음일 것이라며 장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들은 놀라 움을 감추지 못했다. 玉漢欽 목사는 이런 결실은 제자훈련이라는 정예화를 통해 교인들의 의식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복음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분명히 가르쳤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입으로만이 아닌 발로 실천하자는 취지입니다. 교인들은 週中에 소리 없이 서울 관악구의 난곡 빈민촌에서부터 장애인 기관, 고아원, 양로원, 병원을 찾아다닙니다. 우리 교회는 30代 후반에서 40代 초반의 법조인, 의사, 교수, 은행원 신도들이 많고 이들의 의식이 이상적이어서 장기기증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우물가 선교회
사랑의 교회 산하 우물가 선교회는 새로운 전도 전형을 제시한다. 우물가 선교회는 교회 앞 건물을 빌려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데 판토마임 공연과 경쾌한 찬양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담배 피우며 커피를 마신다.
일반인들이 많이 온다는 증거이다. 유흥가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선도하고 치료하기 위해 10여 년 전에 시작되었는데 자연스럽게 전도하는 공간이 되었다. 사형수 지존파 일당을 전도한 일로 한 때 사랑의 교회가 관심을 끌기도 했는데 玉漢欽 목사는 그런 전도 활동도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벌인 활약이라고 말했다.
玉목사는 요즘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너무 몰려오다 보니 교회 구성인원 비율이 자꾸 변한다는 것이다. 지금 장년교인과 30세 이하 독신 젊은이들의 비율이 6대 4 정도인데 자칫하면 5대 5가 될 위험(?)에 처해 인위적으로라도 6대 4를 고수 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학부 2000명과 청년부 2000명은 다락방 활동 대신 그들끼리 소그룹 모임을 갖고 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
玉漢欽 목사의 목회 성공은 수많은 동역자들의 적절한 역할분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玉목사는 대형교회는 함께 힘을 합치는 팀(Team)목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저서 「제자훈련 열정 30년」이라는 책에서 팀목회에 관해 이렇게 밝혔다. <한국교회는 대형화로 갈 경향이 크다. 교회가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팀사역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와 같다. 사역이 점점 전문적으로 세분화되어 간다는 것을 전제하는 말이다. 양질의 副교역자를 얼마나 많이 발굴하여 적재적소에서 뛰게 하느냐가 앞으로 한국 교회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다.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사역을 하면서 목회학 박사과정을 이수하도록 허락받은 副 교역자들도 여럿 있다. 副교역자들이 각자 가진 잠재력을 잘 파악해서 그것을 최대한 꽃피울 수 있도록 충분한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사랑의 교회는 지금까지 10명의 副교역자에게 한달에 2000~2500달러씩 2~3년간 지원해 해외유학을 보냈다. 그들은 다시 돌아와 사랑의 교회에서 전문사역을 펼치거나 한국 교회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헌신하고 있다.
해외유학 수혜 1호인 金滿衡 목사는 『사랑의 교회 목회자들은 팀워크가 대단히 뛰어났다』고 얘기한다. 김명호 목사 역시 사랑의 교회 지원으로 미 국 유학을 다녀왔다.
『玉漢欽 목사님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자훈련도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 때문에 나온 것이죠. 玉목사님이 14년 동안 세미나를 통해 다른 목회자를 돕고 계신데 그건 사실상 쉽지 않은 일입니다. 회비를 받고 있지만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의 70%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제가 이 교회에서 19년간 일했고 18년간 일 한 목회자가 두 분 있습니다. 주변에 오랫동안 함께 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것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일할 때 충분한 재량권을 주십니다』 김명호 목사는 玉목사를 존경하고 따를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합리적이며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귀」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이가 들수록 고집이 생길 수 있지만 玉목사님은 젊고 어린 후배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독단과 자신의 의지를 강조하기보다 기도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찾기를 원하는, 고뇌하는 목회자입니다. 모든 것을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문제를 날카롭게 파악한 뒤 어떻게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죠. 사회 불의나 교회의 아픔을 다 드러내고 같이 아파하면서 고쳐보려고 몸부림치는 분이죠』
복음주의의 성공 사례
玉漢欽 목사 비서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목격한 장면이다. 막 설교를 하러 나가는 玉 목사를 세워놓고 金滿衡 목사는 넥타이가 잘못되었다며 바로 잡아 주는가 하면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목사실을 드나들었다. 玉목사는 또 취재하는 동안 여러 번 마주친 필자에게 한 번도 빠짐없이 『밥은 먹었느냐, 피곤하지 않느냐』는 등의 말을 건넸다. 비서를 역임한 姜明玉 전도사의 증언이다.
『2년 정도 비서로 일했는데 당시 시골에서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도와달라는 편지를 종종 보내 왔어요. 읽어보면 사기꾼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드는 편지도 있었어요. 1983년에 10만원이면 대단히 큰돈이었지요. 그런데 그런 편지를 받고 수표를 주시면서 부치라는 겁니다. 거짓말 같다고 말씀 드리니까 「오죽 답답하면 사기를 치겠나. 하나님이 판단하실 일」이라고 했어요. 그런 일이 서너 번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랑의 교회를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교회 이름과 교회 분위기가 잘 맞는다는 점이었다. 朴溶圭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사랑의 교회를 가장 대표적인 복음주의 교회라고 평가했다. 복음주의란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고,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함을 받는다는 稱義論(칭의론)을 받아들이며, 萬人 (만인) 제사장 원리를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그는 종합적으로 사랑의 교회를 이렇게 평가했다.
<사랑의 교회는 복음주의 자의식을 가지고 목회 일선에서 처음부터 일관되게 복음주의 이상을 실천에 옮기면서 평신도 운동, 對 사회적인 봉사, 大각성 운동과 복음주의 연합정신을 個교회 교단 교파를 초월하여 한국 교회 전체에 저변 확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 시대의 복음주의 교회 성장을 성공적으로 대변해 주는 모델이라고 평가될 수 있다>●
인터뷰 / 玉漢欽 목사 - 차세대 한국 교회 지도자
9월5일 玉漢欽 목사 사무실에서 1시간에 걸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사무실은 그리 크지 않았으며 서재를 연상케 할만큼 책이 많았다. 벽에는 그가 직접 백두산에서 찍은 「천지」 사진이 크게 확대되어 걸려 있었다. 그는 한국 크리스천 기자협회가 「차세대 한국 교회 지도자는 누구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10년 후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목사로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함께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그는 주변에서 인정하는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 교인들에게 당부 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을 때 「내가 그런 말할 자격이 있나요」라고 했고 , 남북관계에 관한 의견을 물었을 때 「내 의견이 중요하나요」라고 답했다.
―신문 기사를 보니까 한국 교회의 큰 족적을 남긴 목사들이 대개 결핵을 앓았고 이제는 과로로 쓰러지고 있다고 나와 있더군요. 목사님도 과로로 결핵도 앓고 병을 얻어 목회를 1년간 쉬기도 하셨는데 요즘 건강은 어떠신지요.
『내가 重病(중병)에 걸렸다는 소문이 종종 난다는 거 알고 있어요. 보시다 시피 설교도 하고 목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1989년에 처방 약이 잘못되어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어요. 몸이 여전히 약해요』
―아들이 셋인데 아무도 신학을 하지 않아 세습목회 문제에서는 자유로우신 것 같습니다. 세 아들에게 신학을 시키지 않은 이유라도 있나요.
『신학은 召命(소명)이 있어야 합니다』
―세습목회 문제로 시끄러운데 그 문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 성경적이냐 아니냐는 하는 것은 차제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초창기 교회처럼 목사가 청빈을 감수하는 사람, 세상 사람 앞에 웃음거리가 되어도 한 길만을 가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면 문제될 게 없겠지요.
지금도 고생하면서 목회하는 분들이 많지만 밖으로 드러나는 목사들의 이미지는 상당히 화려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아들이 그 교회 목사가 된다면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재벌과 연관시켜 생각하게 되죠. 그게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보다 세상을 구원해야 할 교회가 스스로 전도의 문을 막는다는 건, 근본적으로 옳은 일이라 하더라도 잘하는 게 아니죠. 아무리 성경적으로 하자가 없다 해도 교회 안이나 밖에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때는 많은 사람을 失足(실족)하게 만듭니다. 성경에서 바울은 고기 먹다가 사람들을 失足하게 한다면 평생 고기를 안 먹겠다고 했습니다. 덕이 되지 않는 일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교회갱신협의회(교갱협) 회장을 맡고 계신데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지요.
『지금 교계는 更新(갱신)을 안 하면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혁명은 오히려 쉬울지 모르지만 갱신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갱신하자고 소리지르면서 남을 향해 돌을 던질 사람이 없어요. 나 자신부터 그럴 자신이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가 기울어지니까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죽지 않으려고 소리치는게 갱신입니다. 첫째 교회 지도자들이 「지금은 위기」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둘째 지도자들이 빠지기 쉬운 부패의 온상이 될 만한 제도적,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현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들을 개선하는 데 중지를 모아야지요 . 셋째 기성세대는 만족할 만한 개선이 힘듭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길을 열어 주고, 의식의 변화와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지요.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독교의 미래상을 심어주고 우리가 범한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디딤돌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 우리의 관심사입니다』
―한국목회자협의회(한목협) 회장도 맡고 계신데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요.
『역시 갱신운동이 主(주)를 이룹니다. 敎更協은 예수교장로회 합동측만의 단체이고 한목협에는 14개 교단 목회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각 교단의 갱신그룹이 제 기능 발휘할 수 있도록 우산 역할을 하는 거지요』
―장로 시무 연한을 제한하는 문제 때문에 좀 시끄러웠는데 지금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장로 시무 연한은 70세까지입니다. 그런데 1997년 11월에 장로님들 스스로가 70세까지 당회에 눌러앉아 있는 것은 뭔가 잘못됐다는 얘기로 토의를 했어요. 당시 그 얘기를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시무 연령을 제한해서 좀더 우수하고 젊은 세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장로님들의 취지였지요. 시무 기간은 7년으로 제한하고 시무연령은 63세로 정했습니다. 그랬는데 전국장로연합회에서 사랑의 교회가 장로제도를 개선하려는 것으로 생각해 좀 시끄러웠죠. 단지 우리 교회의 문제였는데 확대해석된 거지요. 괜히 우리 때문에 제자훈련하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피해를 볼 위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대외적으로 당시 결의를 무효로 처리했죠.
하지만 우리끼리는 우리가 뜻하는 바대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도적으로 정해 놓은 것이 아니라 장로님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겁니다. 지난해 말 1기 장로님 여덟분이 사표를 냈어요. 그래서 현재 열 여섯분이 시무하고 있습니다. 장로님들이 자원해서 한 일입니다. 사표 낸 장로님들은 사역장로님으로 예배를 도울 뿐 당회의 의결권은 없지요. 사표 내신 장로님 가운데 두 분이 선교사로 지원하셨어요. 매년 새로운 인물들이 장로가 되어 당회 의결에 참여하게 됩니다. 우리 교회는 아무 문제없이 시행하고 있고 이미 몇 교회가 이 제도를 채택했어요』
―남북 頂上이 만나고 소규모지만 이산가족이 교환방문을 했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한마디로 기적입니다. 지난 50년 동안 이산가족들과 피난민, 남한교회 교인들이 많은 눈물을 흘리고 기도한 응답의 징조입니다』
―남북관계를 지켜보면서 잘하고 있다는 시각과 너무 성급하다, 우리가 지나치게 양보한다 등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판 세력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너무 앞서 가지 않도록 제동을 거는 힘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특성은 너무 성급하게 서두르는 것입니다. 합리적이지 못해 情(정)으로 접근하기 쉽지요. 萬(만)에 하나 이용하려고 하면 쉽게 이용당할 수 있는 약점이 있 습니다. 이럴 때 국민 일각의 비판과 견제 세력이 순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반대한다고 해서 「나쁘다, 통일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몰아 붙이면 안 됩니다. 자동차가 엔진이 좋아 시속 180㎞까지 낼 수 있어야 하지만 브레이크가 그만큼 더 중요합니다. 양면의 세력이 균형을 잘 이룰 때 조금씩 조금씩 남북관계가 발전하리라고 봅니다. 지금 조금 급하게 간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 일로 불안해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동서독을 봐도 상당한 시간을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했어요. 우리 나라가 조금 성급하니까 한쪽에서는 우리를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 정권 유지를 위한 업적으로 내세우려는 인상을 받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 정부의 원래 의도가 퇴색될 위험이 있으니 상당히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절대적인 인도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 속을 누가 압니까. 정치 생명의 앞날은 누구도 알 수 없어요. 하나님이 이 나라를 인도해 달라는 절대적인 기도가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서두를 필요가 없어요. 우리나라 백년대계와 맞먹는 중요한 일이니 차근차근 풀어 가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큰일입니다』
―공산권 선교에 남다른 열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89년에 어떤 분이 바로 이 방으로 찾아왔어요. 미국 시민권자인데 중국 사회문화연구소 교수로 4년째 일하고 있던 분이었죠. 조선족들을 전도할 방도를 찾다가 기술학교를 세워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州정부와 어느 정도 얘기가 되었지만 자금이 없어 나를 찾아온 것이었어요. 우리 교회 혼자 감당하긴 힘들 것 같아 소망교회 郭善熙(곽선희) 목사님을 만나 의논을 했는데 함께 하자고 해서 지원하게 되었지요. 매년 소망교회와 함께 연변과학 기술대학에 3억원씩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도도 잘되고 졸업생들도 국내외에서 환영을 받고 있어요. 연변과기대를 북방선교의 전초기지로 삼아 후원하면서 많은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를 파송했는데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서부 중국, 중앙아시아, 러시아 외에도 여러 지역의 선교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9월부터 한민족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았어요. 통일부와 복지부가 對 북한 구호사역의 유일한 창구로 인정하는 재단이지요. 북한 어린이 급식사업과 어린이 병원에 필요한 물품 지급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님,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님, 남서울은혜교회 홍정길 목사님과 서로 교단이 다르면서도 4인방으로 불리면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함께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가까워진 계기라도 있습니까.
『나를 제외한 세 사람은 CCC(한국대학생선교회)출신이에요. 나와는 제자훈련에 관한 생각이 같아서 친해지게 되었죠. 내가 나이가 제일 많지만 25년 전부터 아주 가깝게 지내고 있어요. 유학생을 위한 코스타(KOSTA)라는 모임을 조직해 15년 전부터 함께 일하고 있죠. 세계 각국의 유학생들을 위해 매년 한 차례씩 수련회를 열어 그들을 신앙으로 붙들어 줍니다. 초창기에는 우리들이 나가서 설교를 했지만 지금은 세계 10여 개국에서 열 리는 집회에 강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강사들이 미래의 주인 공들을 위해 自費(자비)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내일을 위해 씨를 뿌리고 김매는 작업을 하는 중이죠. 이동원 목사와 홍정길 목사가 열심이고 나와 하용조 목사는 시녀 역할을 하고 있어요』
―사진에 상당히 조예가 깊으신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과 쉼이 있는 곳」이라는 사진 수상집도 내시고 사무실에도 작품이 많이 걸려 있군요.
『1989년에 몸이 아팠다가 다시 일어나면서 어떤 사람의 권유로 사진찍는 일을 취미로 갖게 되었어요. 자연 풍경을 찍으면서 여가도 활용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사진 찍으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목사로서 너무 어울리지 않는 취미를 선택했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죠』
―장로들이 시무 연한을 줄였는데 목사님은 정년을 다 채우실 건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그 문제에 대해 말한 적이 없는데 이런 저런 소문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문제에 관해서 아직 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는 「제자훈련 열정 30년」이라는 책에서 자신의 정년에 관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장로가 이렇게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마당에 담임 목사도 여러 가지 생각하는 바가 많다. 나 역시 70세를 가지고 씨름할 필요가 없다. 교회의 영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간이 몇 살까지인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그 일이 한계에 부딪쳤다고 생각되면 나이가 몇 살이든 상관없이 나 역시 교회를 위하여 용단을 내릴 각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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