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통계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대략 우울증 환자 중에서 10%-30%는 자살을 시도한다.
그 중에는 진짜 죽으려는 자살도 있고, 도움을 요청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자실기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진짜 죽으려는 자살은 돌이킬 수 없는 방법(투신, 혹은 총이나 치명적 약물)을 사용하고, 남에게 발견되지 않는 장소와 시간에 저질러진다. 반면에 도움을 청하는 자살은 죽는데에 오래 걸리는 방법(면도칼로 팔목 긋기, 수면제 다량복용 등)을 사용하고, 남에게 발견되기 쉬운 장소와 시간을 선택한다.
어쨋거나,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중요한 원인임은 분명하다. 그럼 우울증의 원인은 뭘까?
여러가지 가설이 있다.
프로이트식 정신분석학에서는 우울증을 내면화된 분노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를 엄청나게 증오하고 공격하고 싶은데 그 사람(혹은 대상)에게 직접 공격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도덕적으로 용인되지 않을 때, 갈데를 찾지 못한 분노가 자기 자신에게로 돌려진다는 것이다.
위계질서가 엄격한 조직내에서 그 조직에 아주 잘 길들여진 사람이 상사나 조직 자체에 대한 분노를 느낄때, 그걸 감히 표출할 생각은 못하고 점점 자기만 괴롭히게 되는 상태라든지, 효자/효녀는 아니더라도 부모나 다른 가족의 요구를 거절 하지 못하고 순순히 따르기만 하던 아이가 점점 망가져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화를 내야 하는데 못내면 성격만 버리는게 아니라 정신건강이 망가지는 것이다.
3. 이러면 개는 놀라서 옆 칸으로 대피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개는 전구에 불만 들어오면 옆칸으로 피하는 법을 배운다.
이것이 회피학습이다.
그 결과, 처음에는 개는 낑낑거리며 열심히 피해보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이 절차가 계속 반복될수록 개가 노력하는 행동은 점차 줄어들고 나중에는 얌전히 서서 자극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나중에는 묶은 줄을 다 풀어주고, 장애물까지 다 없애도 개는 여전히 전기충격을 고스란히 받는다.
셀리그만은 이 실험에서 개가 학습한 것은 무기력이라고 봤다.
즉 이 개는 어떤 해결책을 학습한 것이 아니라. 해결책이 전혀 없다는 걸, 나는 무기력하다는 걸 깨달았고, 노력하기를 포기하는 법을 학습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유명한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개념이다.
셀리그만은 이런 개의 모습이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세상살이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무기력을 학습한다.
이건 어떤 면에서는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는 학습이다.
위 실험의 개 입장에서 온몸이 꽁꽁 묶여있는데도 불구하고 전기충격 피해보겠다고 발버둥을 쳐봤자, 힘만 들고 묶인 자리만 상처난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냥 포기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최선이다.
문제는 우리가 이렇게 일단 무기력을 학습하고 나면, 그 무기력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당연히 기대하고 당연히 요구해야 할 것을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게 되고, 사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오히려 더 당연하게 여기게 되는 심리상태가 되는 것이다.
새벽부터 자율학습해야 한다고 끌려가서 방과 후에는 온갖 학원을 순례하고 다니는 고등학교 학생들이나, 꽉 짜여진 관료조직에서 이리저리 치여가며 몇 년을 보낸 사람들의 상태가 이와 비슷하다
최근에는 유전적 원인을 찾는 중이다.
사실 기질적으로 우울해지기 쉬운 사람들이 있기는 있다.
언제나 남들보다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사람들, 언제나 약간 처져있고 어두운 사람들...
거기에는 유전적인 소인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누구는 우울증의 끝까지 가서 자살을 하고, 누구는 나름대로 삶을 영위한다.
유전자는 스스로 발현하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에게 걸맞는 경험을 통해서 발현된다.
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환경이다. 우리는 환경이 제공한 물리적인 경험을 개인의 세계관이나 가치관, 경험을 해석하는 틀을 통해서 심리적인 경험으로 전환한다. 그런데 그 해석의 틀은 다시 기질과 그 기질이 만들어낸 작용과 반작용의 결과 형성된다.
유전과 환경은 서로 뒤섞여 있고 서로가 서로를 설명한다.
따라서 원인을 따져보자면 이건 끝도 없는 무의미한 짓이다.
하지만 기왕 우리처럼 삶에 중독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같이 중독되어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독에 실패해서 자살해버리는 일은 좀 줄었으면 하고 말이다.
사족1.
내가 알기론 비록 내담환자가 죽었다고 하더라도 그를 치료하던 정신과에서 환자의 병력을 대중에게 공개해서는 안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버젓이 환자의 병력이 공개되더군...
우리나라에서 그런 관행을 기대하긴 어려운 걸까?
아니면 관련 당사자들의 요청이나 허가가 있었을까?
사족2.
아래는 미국 의학 협회에서 정리한 자살의 대표적 징후 10가지이다.
이중에서 5개 이상(3개에서 수정)인가 나타나면 자살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친다.
1. 농담식으로라도 자살이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한다
2.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거나 사별한 후 극도로 힘들어 한다
3. 인생의 역경(경제적 문제 등)로 인한 좌절감을 강하게 표현한다
4.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대외적 활동을 자제한다
5.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증세를 보인다
6. 소중하게 간직하던 물건들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준다
7. 전에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다
8. 죽음에 관한 시를 쓰거나 낙서 등을 한다
9. 식사량/수면시간이 평소에 비해서 지나치게 늘거나 준다
10. 외모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출처: http://kr.blog.yahoo.com/psy_jjanga
우울한 평상심: 우울성 성격장애 (0) | 2010.07.06 |
---|---|
웃음의 심리학 (0) | 2010.07.06 |
[스크랩] Maslow의 인간의 욕구 5단계 (0) | 2010.07.06 |
[스크랩] 자기 이상형 알아보기 (0) | 2010.07.06 |
[스크랩] 개혁주의 예술신학 (0) | 2010.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