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호의 신사도, 서서히 침몰한 덕분
극단적 상황에서 사회성 발휘되는데 시간 걸린다
2010년 03월 08일
불안에 떠는 승객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 자리가 모자란 구명보트에 여성과 어린이를 우선적으로 태우며 스스로 바다와 함께 죽음을 맞이한 건장한 남성들.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이다. 빙산에 부딪쳐 침몰해가는 타이타닉호에서 사람들은 신사도를 발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어떻게 타이타닉호에서는 감동의 신사도가 발휘될 수 있었던 걸까. 침몰시간이 길어 “신사도를 발휘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타이타닉호 침몰과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 애초부터 신사도와 같은 사회성이 발휘되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 침몰시간, 타이타닉 2시간 40분 VS 루시타니아 18분
타이타닉호 침몰 3년 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또 다른 선박사고가 있었다. 루시타니아호다. 아쉽게도 루시타니아호 사고에서는 신사도가 없었다. 여성과 어린이는 빠져죽게 내버려둔 채 건장한 젊은 남성들이 오로지 자기만 살아보겠다며 구명보트에 올라탔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루시타니아호에서는 왜 신사도가 나타나지 않았던 걸까. 탑승객들의 교양 수준이 타이타닉호의 탑승객에 비해 떨어졌던 때문일까. 호주 퀸즈랜드 공대의 경제학자 베노 토글러(Benno Torgler)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교양이 아니라 시간 때문이다.
타이타닉호는 침몰하는데 2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이에 비해 루시타니아호가 가라 앉는 데는 고작 18분만 들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와중에 루시타니아호는 독일 잠수함의 공격을 받고 갑작스럽게 침몰한 것이었다.
연구팀은 극단적 상황에서 인간이
보이는지를 알아보고자 규모와 승선인원이 비슷했던 타이타닉호와 루시타니아호의 사례를 분석했다.
● 극단적 상황, 생존본능 > 사회성
연구팀은 두 선박 생존자들의 증언과 기록을 토대로 탑승객과 생존자들을 성별, 나이, 탑승등급에 따라 분석했다.
타이타닉호은 여성의 생존확률이 남성보다 50% 이상, 어린이는 평균보다 31% 이상 높았다. 이에 비해 16~35세의 건장한 젊은 남성은 평균보다 7% 낮았다.
루시타니아호의 결과는 달랐다. 여성이거나 어린이라고 해서 어떤 특혜도 없었다. 어린이는 다른 모든 부류에 비해 가장 생존율이 낮았다. 하지만 16~35세의 젊은 남성은 평균보다 8%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시간’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비록 두 선박의 침몰 원인은 달랐다곤 하지만 이 두 선박의 생존자를 가른 것은 시간뿐이라는 설명이다. 극단적 상황에서는 생존본능만이 앞서며 사회성이 이를 극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극단적 상황에서 시간의 영향을 좀더 알아보기 위해 산악사고나 911사태와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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