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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도서 비평

by Bliss Yeo 2010. 5. 2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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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김수환 추기경 추천서)

저 자 : 우종영
출판사 : 중앙M&B
출판일 : 2001년 3월 12일


이 책은..
주목나무, 이팝나무, 소나무,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명자나무, 회양목.... 사람처럼 저마다 다양한 이름을 달고 살아가는 나무들. 이 책은 <푸른공간>이라는 나무관리회사를 만들고 아픈 나무를 고치는 의사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종영 씨가 나무들이 담고있는 탄생배경과 나무를 키우면서 얻은 지혜와 깨달음, 나무처럼 살고싶은 마음 등을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 중간중간 생생한 원색의 나무사진을 삽입했다.




(1) "나무가 사람들을 가르치네" 김관명 / 한국일보 / 20010323

식목일(4월 5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구한말 지식인 윤치호가 "산에 있는 나무를 아무 생각 없이 싹둑 베어버리는 이 민족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라고 한탄했지만, 사정은 지금도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다. 도시의 팽창으로 산림은 자꾸 줄어들고, 도심 가로수는 먼지와 매연으로 뒤범벅이 됐고, 일회용 젓가락과 종이는 마구 소모된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와 솟아라 나무야는 나무의 생태에 대한 섬세한 접근을 통해 현대 문명의 극단적 물질주의와 이기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책이다. "난(欄)은 쓰다듬을수록 잘 자란다"고 믿는 이들에게 "난은 쓰다듬을수록 스트레스를 받아 일찍 꽃을 피워 씨를 퍼뜨린 다음 죽어버린다"는 아픈 사실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10여년째 "푸른공간"이라는 나무관리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나무 의사" 우종영(46)씨가 썼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나무에게서 배웠다"는 심정으로 썼다. 다뤄지는 나무는 대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등 이름도 친숙한 25종이다.

저자는 몇 천년을 산다는 은행나무로부터, 얻기 위해선 잃어야 할 것도 있음을 배웠다. 독립수라는 특성 때문에 숲을 이루지 못하는 외로움,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어 평생 자식 한번 못 본 채 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고독감.

은행나무는 이런 외로움을 견딘 끝에 수 천년을 살아왔다는 것이다. 전국 어디든 5리마다 한 그루씩 볼 수 있었다는 오리나무는 또 어떤가. 숨 돌릴 틈 없이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5리마다 휴식을 갖자는 제안을 해주는 게 오리나무가 아닌가.

흰 눈이 내릴 때 봉오리째 떨어지는 동백나무에게선 박수 칠 때 떠날 줄 아는 미덕을, 못생긴 모과나무에게선 외양이 아닌 내면의 소중함을 배운다. 임경빈(79) 서울대 농대 명예교수는 솟아라 나무야에서 보다 세세하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 나무 130종을 난대, 온대, 아한대 등 서식 기후대로 구분해 설명하고, "가로수로 아름다운 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나무"등 인간의 감성으로 나눠 이야기했다. 이 책은 수십 년을 나무 연구에 바쳐온 노(老) 교수의 파릇한 감성에 주목하며 읽는 게 제격이다.

봄이 되면 가장 먼저 잎을 내고 가을이면 가장 늦게 잎을 떨구는 버드나무가 한없이 고맙다는, 또 도토리를 모으는 다람쥐도 신갈나무 잎 떠는 소리에 신바람을 느낀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을 적신다.


(2) 나무서 배우는 지혜 "자살도 막았다" / 김주혁 / 대한매일신문 / 20010321

나무를 보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대개는 아무 생각없을 거다. 먹고 살기 바쁜 탓이겠지. 우리에게 산소를 공급 해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느낌 정도는 가질 수도 있겠다. 더러는 벚꽃나무 밑을 거닐며 데이트하던 추억을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나무의사 우종영은 좀 다르다.아니 상당히 다르다. 각종 나무에서 온갖 상념을 떠올리며 인생의 교훈을 얻는다. 단순히 나무에 대한 지식 때문만은 아니다. 새 대신 벌레를 잡아주고, 바람 대신 가지를 쳐주는, 자연의 순리에 동화하려는 순수한 마음 덕택이리라.[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중앙M&B)는 그가 나무에게서 배운 소금같은 인생의 지혜들로 가득하다.

태백에서 제천에 이르는 길의 태백산 산등성이에는 소나무들이 꿋꿋이 서있다. 강추위와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며 푸르름을 간직한 채. 세월의 굴곡을 넘어 지금에 이른 이 땅의 아버지들에게서 그는 소나무의 굳건함을 본다. 고개를 당당히 들고 조금은 허풍을 떨어도 될 자격이 있지 않느냐는 그의 외침이 허튼 소리로 들리지만은 않는다.

지은이의 꿈은 중학생 때까지만 해도 천문학자였다. 그러나 색맹이라는 이유로 꿈을 접었다. 방황이 시작됐다. 중동에서 뼈빠지게 일하고 돌아온 뒤 마음잡고 결혼해 시작한 농사가 3년만에 망하자 자신이 그렇게 초라해 보일 수가 없었다. 북한산에 올라 죽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아카시아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나도 사는데 너는 왜 아까운 생명을 포기하려고 하는 거니?” 삶을 포기하려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아무리 베어내도 끈질기게 줄기를 올리는 아카시아 앞에만 서면 그는 숙연해진다. "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생은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속삭임을 듣는다.

속이 썩어 뻥 뚫린 느티나무를 대하며,자식 키우느라 마음 고생한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한다.거문도에서 한겨울에 붉게 피어났다가 세찬 바람결에 꽃잎 한장씩이 아니라 꽃송이째 후두둑 떨어져 생을 마감하는 동백꽃을 보고는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쁜 나무에서 열린 못생긴 열매에,그러나 엄청 달콤한 향기에,하지만 몸서리치게 떫은 맛에 세 번 놀란다는 모과나무를 접하고는 사람을 겉 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바위 틈에서 터를 닦고 나면 진달래에게 자리를 내주는 노간주나무에게 서 좀 손해 보면 어떠냐는 여유를 배운다.

이쯤 되면 나무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거다.좀더 알고 싶어졌다면 나무박사인 임경빈 서울대 명예교수의 솟아라 나무야(다른세상)를 함께 읽으면 좋겠다.우리 땅에서 자라는 나무 130종의 생태와 문화적 의미를 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께 담았다.

나무보다는 야생화가 좋다면 온 가족이 함께 기르는 우리 들꽃(김필봉 지음,컬처라인)도 읽을 만하다. 이제 완연한 봄이다.산과 들로 나가 나무와 꽃을 만나며 삶의 지혜를 얻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이 세상이 한결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3) 출판사 서평

나무에 대한 관심을 새로운 각도에서 끌어낸 책!

사람들 곁에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나무들은 각박했던 우리 삶에 작은 위안을 주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나무는 우리 삶의 작은 쉼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산과 들이 깎여 나가고 그 위에 도시가 들어서면서 어느 순간 우리는 우리에게 녹색빛 여유로움을 주던 나무들을 잊어 가며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이 그런 우리들의 삶을 잠시 멈추게 해줄 휴식처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 추기경 김수환

일찍이 인디언들은 물질 문명에 눈이 먼 인류의 미래에 대해 우려와 두려움을 나타내 왔다. 체로키족의 추장 "구르는 천둥"은 이런 말을 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지구에 상처를 주는 것은 곧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며,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가하는 것은 곧 지구에게 상처를 가하는 일임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나무도 물이나 공기처럼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명체이지만 우리는 그 소중함을 잊고 산 지 오래다. 나무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이 책은 그처럼 사람들에게서 멀어져 버린 나무에 대한 관심을, 나무의 인생살이와 사람의 인생살이를 자연스럽게 결부시켜 풀어냄으로써 새롭게 부각시킨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저자에게 있다. 저자는 사람 입장보다 나무 입장을 먼저 헤아릴 수밖에 없는 "나무 의사"란 독특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병든 나무를 치료하면서 그는 자신이 마치 나무인 것처럼 생각하고, 그것으로부터 자신의 삶을 반추해 보는 시간들이 많았다.

그러므로 그에게 나무의 삶과 자신의 삶은 결코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같은 동일 선상에 놓여 있다. 그래서 그에게 "나무에게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라는 테마는 늘 해오고 있는 생각이었다.

나무의 삶으로부터 배우는, 사람들이 정말 알아야 할 삶의 지혜들이 녹아 있는 책
저자가 나무의 삶에서 발견해 낸 인생의 지혜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오리나무에게서는삶에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동백나무에게서는 박수 칠 때 떠날 줄 알아야 한다는미덕을, 소나무에게서는 고개 숙인 아버지들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조팝나무에게서는 지우려 해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과거를 껴안는 법을, 회양목에게서는 느림의 지혜를발견한다.

그러는 와중에 그는 우리가 흔히 아는 나무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기도 서슴지 않는다. 즉 너무도 못생긴 모과나무에게서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외양이 아닌 내면의 내실임을,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은행나무에게서는 그 사랑이 외로움을 견딘 대가임을, 봄소식을 가장 빨리 전해준다는 예쁜 개나리에게서는 씩씩함을 찾아낸다.

현대 문명의 극단적 물질주의와 이기주의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이 담긴 책!
저자는 나무를 정복해야 할 대상이나 타자가 아디라 자신의 한 부분이며 형제 자매로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생명 또한 인간의 생명처럼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본문 中 나무에게 부치는 편지-P90, 나무가 나에게 부쳐 온 편지-p158)

하지만 현대 문명은 나무 더 나아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면서 극단적 물질주의와 이기주의로 치닫고 있다. 그로 인해 저자는 나무나 자연에 대한 경시뿐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인간 사이에도 소외와 단절만이 판치게 되었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직접적인 비판 대신, 자연과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삶과,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소박한 그의 은유적 표현은 물질 문명의 폐해에 대한 공감을 더욱 더 크게 불러일으킨다.

읽다보면 저절로 나무에 대해 깊이 알게 되고, 나무를 사랑하게 되는 책!
1장과 2장이 하나의 나무에서 얻은 하나의 깨달음을 전한다고 한다면, 3장은 나무의 전반적인 삶을 통틀어 나타나는 독특한 특성(연리지, 해거리, 죽음, 일정한 간격, 겨울나기등)으로부터 삶의 지혜를 읽어낸다.

그래서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로서의 나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저절로 이루어진다. "이해를 통해 나무를 마음으로 느끼고, 더 나아가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은 부록으로까지 이어진다.

즉 나무 의사로서 18년 동안 쌓아온 나무 가꾸기 노하우를 상세히 적어 나무를 키우고 싶지만 그 방법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했다.



(4) 독자 서평

봄비처럼 가슴을 적시는 책

이 책을 읽고 나는 내 주변의 모든 나무들이 마치 살아서 말을 걸어오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었다. 그리고 나무란 존재가 정말 친구처럼 느껴졌다.
사실 나는 나무에 대해서 전혀 문외한이다. 아는 바도 없고 관심도 없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왜 그랬을까 싶다. 우리집 앞 마당에0있는 진돗개보다 나무 한 그루가 훨씬 더 친구 삼을 가치가 있다는 졝 처음 알았다고 할까. 기다릴 줄 알고, 때가 되면 해거리를 통해 과감히 휴식을 취할 줄도 알며, 버릴 때는 미련없이 모든 걸 떨칠 줄 아는 나무들의 모습에서 삶의 한 방향을 얻을 수 있었다. 추천사를 보니 김수환 추기경이 이런 말을 적어놨다.
"저는 이 책이 우리들의 삶을 잠시 멈추게 해줄 휴식처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와 친구하면서, 또한 나무가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내 개인적으로는 이른 봄에 내리는 봄비처럼 메마른 내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는 책이었다.
숨가쁘게 앞만 보고 살아왔던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나무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지금 내가 어디쯤 와있는지, 과연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돌이켜 볼 수 있을 거다.

한성수 / 2001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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